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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의 경제훈련1 김종필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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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5.10.14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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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의 경제훈련1
물고기를 잡는 법부터, 물고기를 키우는 법까지
인생 2막, 자녀 리스크를 줄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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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지만 자산을 모으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지출을 줄이는 것이다. 수입을 늘려봤자, 지출이 통제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계획적인 소비를 습관화하고 충동적으로 구매하는 것을 억제해야 하는데 이미 몸에 굳어진 습관이 어디 그렇게 쉽게 고쳐지는가. 때문에 부모가 자녀에게 어릴 때부터 적절한 경제훈련을 시키지 않은 채, 오직 사랑한다는 이유만으로 아낌없이 퍼붓는 것이 교육적으로는 적절치 못하다는 것을 알아두어야 한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대한민국에서 아이를 낳아 결혼시킬 때까지 드는 비용이 아들은 3억 5500만원, 딸은 3억 3900만원이라고 한다. 이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교육비다. 대학 등록금이 연평균 640여 만 원으로 해마다 오르고 있다. 이 외에도 중고교 무렵에 지출되는 사교육비는 또 얼마나 가계에 부담이 되던가. 책값이나 교통비 등을 비롯한 용돈까지 생각하면 1년에 족히 천 만 원은 필요하다.
자녀교육비의 문제가 심각한 이유는 소득계층을 구분하지 않고 누구에게나 반드시 지출되는 비용이라는 것이다. 고소득층의 부유한 가정이야 이 액수가 부담스럽지 않겠지만, 소득 여하를 막론하고 중하위 계층에게마저 같은 비용이 필요하니 상대적 박탈감마저 느끼게 된다. 돈이 없어 자식을 마음 놓고 가르치지 못한다는 죄책감은 유난히 교육열이 높은 우리나라의 부모들에게는 상처가 될 수 밖에 없다.
그렇다고 고소득층이라고 해서 부담을 느끼지 않는 것은 아니다. 그들은 그들대로 더 많은 교육을 시키고픈 욕구가 있으니,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부담은 누구에게나 마찬가지이다. 덕분에 출산율은 점차 낮아진다.
 
과거엔 자기 밥그릇은 손에 쥐고 태어난다고들 했지만, 이제 새빨간 거짓말이고 무책임한 말임을 누구나 안다. 솔직히 다자녀 시절에 흔히 들려왔던 ‘맏딸은 살림밑천’이라는 말이 이 땅의 누나와 언니들에게 얼마나 큰 상처가 되었던가. 자녀가 많을수록 장녀와 형제 모두에게까지 기회의 박탈과 선택의 자유마저 줄어들게 되니 무턱대고 낳는 것이 썩 좋은 일은 아님이 분명하다.
상황이 이러한데 우린 낮아진 출산율로 한 자녀를 낳고, 자녀가 하나라는 이유로 아낌없이 무엇이든 지원하고 있다. 여럿의 자녀를 낳아 키우는 것은 부담스러우니 차라리 하나만 낳아 잘 키우자는 마음이다. 그러고 보니 어디서 많이 본 말이다. 산아제한 정책을 펼치던 시절 ‘하나만 낳아 잘 키우자.’고 외쳤었다. 결국 그렇게 되고야 말았다. 그러나 부작용이 만만치 않다.
 
아낌없이 지원해준 덕분에 우리는 아이들이 과잉보호와 물질비만에 빠졌다. ‘잘 키우자.’는 말이 넘치게 키우자는 말은 아니었을 텐데 형제 없이 크는 한 자녀에게 모든 것을 집중시킨 탓이다. 부모가 모든 것을 걸고 한 자녀에게 ‘넌 나의 미래’라고 외치는 상황이다. 심한 경우 부모의 것인지 자녀의 것인지 모를 꿈을 강요하기도 한다.
 
아낌없는 지원과 애정은 ‘가난이 주는 상처’를 모르고 크게 하는 대신 왜 절약하며 살아야 하는지도 모르게 만들었다. 생선은 머리가 맛있다며 살만 발라주었더니, 다 큰 아들이 아내에게 “우리 엄마는 원래 생선 머리만 드셔.”하더라는 이야기가 있지 않던가. 가난해서 자식에게 살만 발라주었더니 그것이 엄마의 사랑이고 배려였음을 몰랐다는 이 이야기는 웃자고 만든 것일지 모르나 너무 퍼붓는 사랑이 결코 좋은 것은 아님을 알게 한다.
 
습관이 무서운 이유는 성인이 된 후 고치기 힘들기 때문이다. 원하면 무엇이든 사주는 부모님, 애 울리지 말라며 거드는 조부모의 사랑이 정말 백해무익함을 알아야 한다. 성인이 된 자녀가 저축을 모른 채 과소비와 충동구매에 허덕이고, 니트족이 되어 일할 필요를 느끼지 못하는 삶을 살게 되었을 때 “내가 어떻게 키웠는데…”라고 해보아야 소용없다. 그러면서도 지갑을 열어주고, 없으면 빌려서라도 주고 싶은 충동을 느끼지 않던가. 부모도 자녀도 나쁜 습관을 스스로 버려야 한다. 그리고 어린 자녀들에게는 올바른 습관을 만들어주고, 성인이 되었을 때 실패하지 않도록 성공의 기본기를 잡아주어야 한다.
요즘 법원경매장에 가보면 연로하신 부모님들의 마지막 보루였던 주택이 경매물건으로 나온 경우가 많다. 취업이 힘들다는 자녀에게 창업을 지원했다 낭패를 보았거나, 대학을 졸업한 자녀가 취업에 성공하지 못한 채 가계 빚에 허덕이던 베이비부머 세대의 경우가 허다하다. 설령 취업에 성공했다하더라도 결혼자금으로 많은 빚을 지어 내몰린 경우도 있다.
 
부모입장에선 거주하면서 주택연금으로 사용이 가능한 주택이 경매로 처분된다는 것은 심각한 은퇴리스크다. 이뿐만 아니라 공무원연금, 퇴직금까지도 창업자금이나 결혼자금으로 유용되는 것은 온가족이 공멸로 빠져들 수 있는 위험천만한 일이다. 사람은 나이가 들어 갈수록 마음이 약하고 정에 흔들려 이성적인 판단보다는 감정에 치우친 결정을 할 수 있다.
 
더욱이 자녀의 일이다. 부탁을 해오면 딱 부러지게 거절하기 쉽지 않다. 내게 이런 일은 없겠지 생각하고 마음 놓고 있어서는 안 된다. 지금부터 당연히 온다고 생각하고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자. 자녀에게는 올바른 경제교육을, 부모는 안정된 노후에 대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
주택은 준비된 나의 은퇴자금임을 잊지 말고 어떠한 경우에도 양보해서는 안된다. 또한 창업자금이나 결혼자금 지원에 대한 요청을 하면 부모의 재정 상황을 이야기하고 지원한계를 분명히 하자. 체면을 버리고 부모의 상황과 현실을 서로 공유하는 것은 정말 중요하다. 인생2막 은퇴시점에 급격한 재정변화는 한꺼번에 모든 것을 앗아가 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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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희망가정경제연구소 / www.mheri.org

김종필
책임연구원, CFP(국제공인재무상담사)

배재고등학교, 고려대학교
Certified Financial Planner
국제공인재무설계사
증권(펀드)투자상담사
일임/자문 투자 상담사
퇴직연금 상담사

미래희망가정경제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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